아름다운 항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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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일곱 번의 봄을 햇살정원에서 보냈고 교회는 나에게 친정이 되어 있었다. 첫 예배를 드리던 12월의 그 날, 심각한 문제를 안고 성전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성도들의 겸손하면서도 사랑으로 빛났던 얼굴이 내 가슴에 아직도 남아있다. 이듬해 봄 하나님을 만났고 폭포수 같은 은혜로 문제는 다 잊혀지고 꿈같이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은혜의 첫사랑을 시작했다. 따스한 봄날 프리지아 꽃을 한 다발 안고 비단길을 걷는 듯한 날들이 계속 됐다. 집이 넘어갈 위기의 문제도 하나님은 해결해 주셨고,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복음’을 들고 전도하고 싶어 몸살을 앓는 사람이 되어갔다.
하지만 하나님의 큰 사랑을 경험하고도 세상을 향한 마음과 복음 사이에서 확정하지 못했던 시간들을 오랫동안 보내면서 전도의 열망은 소멸되었다. 말씀에 은혜는 받았지만 나를 포기하지 못하고 실제 삶에서 내 것을 포기하지 못하니 점점 공동체와도 완전하게 한 몸을 이루는 것이 어려워졌고 소외감과 비교의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렇게 힘들어하는 나에게 2년 전 하나님은 직장만이라도 과천에 있게 해주고 싶으셨는지 교회 앞에 있는 직장을 다니게 하셨고 책상에서 눈을 들면 교회가 한 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꿈같이 일하게 하셨다. 그 곳엔 하나님과 상관없이 사는 많은 영혼들이 있었고 그 곳에 나를 부르신 뜻을 알게 되면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또 일 년 반 동안 해왔던 업무가 1월에 갑자기 바뀌면서 맨 손으로 바위산을 오르는 듯 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 울며 기도하기를 반복했다. 일을 주셨으면 대체 불가의 실력을 주시던가 아니면 일을 그만두게 해달라고 매달렸다. 내가 하는 일은 전화로 고객을 유치하여 실적을 얻는 일인데 하나님이 반드시 하실 것을 믿고 묵묵히 열심히 일했다.
1월 실적이 2개 밖에 안 되었는데 2월 실적이 20개가 개통이 되면서 개통순위 1위를 하게 하셨다. 순간 하나님께 감사와 죄송함이 동시에 들었다. 하나님은 믿는 자녀에게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선물을 주신다. 그날 밤 철야 예배에 달려갔다. 그 순간 하나님이 너무너무 보고 싶고 이 기적 같은 일이 벅차서 감사의 찬양을 부르고 싶었다. 기도 중에 나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하나님, 잘못했어요! 하나님, 잘못했어요!’하며 울었다. 수건이 벗겨지듯 마음에 어두운 무엇인가 다 물러가고 켜켜이 은밀하게 숨어있던 패배감이 다 녹아없어지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확정하게 하셨다. 이제는 정말 전도자의 삶을 살겠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살겠습니다. 항복했다. 그렇게 한참을 울며 기도한 후 앉아 있는데 몸에 힘이 빠지며 깃털 같은 기분이 되면서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듯 일체감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바로 예배를 드리게 하셨으며, ‘마음을 경영하라’는 잠언 말씀의 설교에 은혜를 받고 중신교회에 와야 자신이 살 것 같다는 고백을 하게 하셨다. 나는 이제 전도자의 가슴 뛰는 삶을 경험했던 처음으로 돌아가 바울처럼 지금도 전과 같이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는 삶을 살기로 확정했다. 하나님은 그런 삶을 이미 살게 하셨다.
전도자의 삶 살게 하셔! 전도자의 삶 살게 하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