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살리신 주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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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전역한 후, 그 이전까지의 나의 삶은 온갖 우울과 무기력 속에서 불안정하게 있었다. 학생 시절에는 늘 무기력했고 우울했으며 나의 상황만 왜 이렇게 절망적이냐고 엄마와 누나에게 감정을 쏟아냈었다. 자주 '죽고 싶다, 그만 살고 싶다'라는 말을 쉽게 했었다. 그리고 성인이 되었을 때는 사람을 만나고 자유롭게 다녀서인지 나의 상태가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 정답은 없었다. 사람을 만난 후에는 늘 허무하고 공허했다. 그 속에서 우울과 무기력이 항상 나를 주장했다. 답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군대를 갔으며 육신대로 살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작년 5월에 전역했을 무렵이었다. 군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내고 봐왔던 사람이 자살했고 친한 친구 할아버지의 자살, 친구의 지인이 자살했다는 이야기...3개월간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니까 혼란스러웠다. 살아야 하는 이유가 정확히 뭔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다. 진정한 삶의 이유를 찾고 싶어서 여러 철학책들을 읽어봤지만 그럼에도 이곳에는 정답이 없었다. 이런 일련의 상황 속에서 엄마, 누나의 기도와 권유로 가고 싶지 않았던 청년부 수련회를 신청하게 되었다. 수련회에서 하신 모든 예배의 설교에서 답을 찾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들었다. 그리고 주신 말씀 중에서 로마서 1장 24절, 26절, 28절은 각각 이렇게 말씀하고 있었다.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버려 두사’,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두셨으니’, ‘상실한 마음대로 내버려 두사' 서늘할 정도로 무섭고 두려웠다. 내가 지금은 수련회 자리에 왔지만, 다시 세상으로 나가서 육신대로 산다면 우울과 무기력의 끝에서 사단이 나를 이끌겠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지만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뿌리친다면 내가 살 기회는 다시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살고 싶었다. 그래서 수련회 마지막 날 밤에 이제는 온전히 하나님이 우선된 삶을 선택하겠다고 기도했다. 그 길이 어렵고 세상과는 정반대이지만 거기에 구원이 있으니 하나님을 선택하겠다고 기도했다. 기도를 마친 후 바로 주신 목소리가 아빠를 용서하라는 말씀이었다. 하나님을 선택하자마자 주신 말씀이 아빠를 용서하라는 말씀이라니 당황스럽고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내가 아빠를 얼마나 증오하고 평생을 아빠처럼 살지 않기 위해, 닮지 않기 위해 얼마나 다짐했는지, 우리 가정이 아빠로 인해 얼마나 고난이었는지 하나님이 가장 자세하게 알지 않냐고 따지듯이 울면서 기도했다. 그렇게 수련회가 끝이 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하나님이 나에게 천천히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부어주셨다. 집으로 와서 엄마와 누나에게 내가 하나님을 선택한 마음을 나누고 아빠를 용서하는 마음을 그대로 기도하고 나누었다. 그 다음 날부터 지금까지의 나는 날마다 주님 안에서 너무나 평안하다. 이전에 있던 우울과 무기력이 더 이상 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 능력만이 나를 주장함으로써 나는 날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고 죽으며 거듭나게 하셨고, 그것이 얼마나 큰 진리의 기쁨인지 알게 하셨다. 그래서 이제는 예배를 사모하고 매일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 찬송하는 것, 이 사랑을 지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너무나 큰 기쁨이기에 그 기쁨 가운데서 날마다 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아빠를 증오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사단을 보는 분별을 주셨고, 하나님이 아빠라는 한 영혼이 그리스도 안에서 돌이키기를 소망하는 믿음의 기도 제목을 주셨다. 목사님이 항상 말씀하시는 갈라디아서 2장 20절 말씀처럼 내 죄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으니 이제는 더 이상 내가 사는 것이 아니고,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만이 사시는 것,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그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 그 영광과 그 뜻 가운데서 품는 비전으로 삶을 살아가게 하는 믿음을 주셨다.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날마다 승리하는 역사와 영생의 열매를 맺게 하셨어! 하나님이 나의 모든 삶을 주관하셨어! 나를 살리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