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이라는 선물을 우리에게 주실 때 - 사랑 릴레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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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고부갈등으로 이혼의 위기에 있을 때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이해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시어머니를 미워하고 저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예수님을 만나고서 처음으로 내 속에 살인하는 죄가 있는 걸 알고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셨습니다. 그리고 아버님마저 말기 암 진단을 받으시면서 작년 10월부터 한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에 이런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 벌어졌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신 시간이고 내가 받은 사랑을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되어 섬기는 시간이라고 확정하며 받아들이게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순간순간 어려움이 닥쳐오고 내가 포기되어야 할 것들이 밀려 들어왔습니다. 매일 밥하는 것도 어머님을 씻기는 것도 내 힘으로는 할 수 없었습니다. 24시간을 오롯이 쏟아부어야만 가능한 일이었기에 답답하기도 했고 육체가 힘들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건 저를 의심하고 감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 감정이 십자가 앞에 포기되지 않고서는 집안이 지옥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때로는 과거의 상처까지 들고 일어나 이런 어머니를 절대로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들려오는 지체들의 믿음의 승전보는 나를 패배감으로 더 깊이 빠지게도 했습니다. 그 모든 순간, 나는 사랑할 수 없다고 내 마음을 십자가 앞에 쏟아놓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런 나를 언제나 나무라지 않으시고 다그치지 않으시고 받아주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참 하다 보면 ‘네 알겠어요, 다시 해볼게요’ 이렇게 스스로 추스르며 새롭게 일어날 힘을 주셨습니다. 율법으로 나를 가두고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냐며 스스로를 정죄하는 것도 주님 앞에서는 힘을 잃었습니다. 언제나 용서하시고 받아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은 정말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그 주님 앞에 가는 것 말고는 아무 대책도 싸울 무기도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남편과 아들이 한마음으로 매일 밤 모여 예수님 앞에 회개하며 기도하고 도움을 구하며 함께 그 시간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작년 12월에 아버님이 호스피스 병실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았을 때, 목사님이 매번 말씀하신 것처럼 시커먼 놈들이 왔는지 신음하고 헛손질을 하며 괴로워하셨는데 찬송가를 틀어드리고 말씀을 선포해 드리자 잠잠하며 평안하게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그 모든 순간을 빠짐없이 지켜봤던 남편이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고난이라는 선물을 우리에게 주실 때 온 우주를 통해 그것을 이길 힘과 승리를 미리 예비해 놓으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것이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의 사랑이며 내가 할 일은 그 사랑 앞에 나 자신을 포기하며 항복하며 나가는 것뿐임을 믿습니다. |